한독 기술 협력의 산물 - 한국의 GRUNDIG을 꿈꾼 국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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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그룬디히를 꿈꾼 1973 금성사(LG전자) MF-1204 FM/AM/PHONO 트랜지스터 라디오를 소개합니다.
한국은 1963년부터 파독광부 파독간호사를 독일로 파견하면서 서독과 기술적-경제적 협력을 도모해왔는데,
특히 금성사(LG)는 1962년 독일 후어마이스터사로부터 적산전력계 생산시설 도입을 위해 500만 마르크의
무보증 차관과 더불어 독일 지멘스로부터 전화기 생산시설 확장을 위해 500만 마르크의 차관을 받았습니다.
1967년 3월 방한한 하인리히 뤼브케 당시 서독 대통령은 독일 차관으로 건설된 금성사 부산 온천동 공장을
방문하였고, 연암 구인회 회장은 그 보답으로 금성 T-704 트랜지스터 라디오를 뤼브케 대통령에게 선물합니다.
그 이후의 스토리는 세상에 잘 알려져있지 않지만, 뤼브케 대통령도 금성사에 나름대로 보답을 해주게 되는데,
당시 독일의 그룬디히(GRUNDIG) 라디오의 설계도를 금성사(LG)에 제공하게 되고, 그렇게 만들어진 제품이
바로 1967 GRUNDIG RF95 라디오의 설계를 그대로 이어받은 금성사-그룬디히 MF-1204 트랜지스터입니다.
외관과 내부 섀시의 형태가 독일 그룬딕 RF95 라디오의 디자인과 유사하며, 특히 그룬디히 라디오의 상징인
타원형의 로고를 GOLDSTAR 마크 위에 둘러 독일 그룬딕과의 기술 협력이 존재했음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이 라디오의 가장 흥미로운 점은 서울, 대구, 동래, 강화, 포항, 철원의 AM 라디오 기지국의 주파수들을
주파수 시그널 플레이트에 써놓아 주파수가 가장 잘 잡히는 곳으로 선국할 수 있도록 배려한 점입니다.
이 라디오를 저에게 분양해주신 분이 철도청에서 근무하셨어서 홍익회 레터링이 붙어있는 것도 재미있네요.
한국과 독일을 기술로 이어주고 독일 라디오의 감성을 전파해준 금성사-그룬디히 MF-1204 라디오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