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살이된 이름도 모르는 아이를 찾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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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여름이었습니다.
부산출장을 마치고
부산역 1층으로 진입할때
너무나 왜소해 보이는 한 남자아이가
기둥에 기대어 앉아 있었습니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다
다시 아이를 찾아 자세히 보니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것으로 보였습니다.
아이는 노숙중이였습니다.
아파보이기까지 했습니다.
전단지를 나눠주고 계신분의 말에 의하면
5일정도 되었다고 했습니다.
아이는 대화를 시도하는
사람들을 경계하고 거부했습니다.
가방만 꼭 안고 있었습니다.
같이 옆에 앉아
긴장이 풀릴때
물으니 하나씩 이야기 해주었습니다.
나이는 13살
(하지만 왜소해 10살정도로 보여졌습니다.)
서울에서 왔다.
서울에서는 시설에 있었다.
부산에 살고 싶어서 왔다.
노숙을 하는 이유는 일주일을
더 버티면 지원금이 나오는데
그걸로 고시원에 들어갈 계획이다.
짧게 자신의 상황을 말했고 더는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밥을 먹으러가자고 하니
경계하였고
자신은 당뇨가 있어
밥을 못 먹고 편의점에서 해결하면 된다고 했습니다.
창피한 이야기지만
제 통장잔고가 딱 6만원
남았을 때 입니다.
그중 4만원을 찾아 와
아이랑 가방 이곳 저곳에 꼭 꼭
숨겨 넣었습니다.
혹시라도 근처 노숙인들에게 뺏길까봐
걱정스런 마음에
꼭 그때까지 버티라고 말만 해 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때
멀리서 지켜보고 계시던
한 할어버지. 손에 갈고리를 하고 계셨습니다.
그 분이 오셔서
밥먹으러 가자. 공짜로 밥주는데 있다 가자 해도
아이는 거절하고 가방만 안고 있었습니다.
할아버지는 만원을 꺼내서
아이 주머니에 넣어주시고 가셨습니다.
며칠 아이를 지켜보고 계신 듯 했습니다.
아이를 두고 떠날 수도 같이 있어 줄 수도 없었습니다.
전단지를 나눠주시는 아주머니는
연실 눈물만 훌쩍이셨습니다.
어쩔 수 없이 상경한게 다 입니다.
미여지는 아픔이였지만
저또한 남편의 투자실패로
극심한 생활고를 견뎌야 했기에
아이를 다시 찾지 못한
죄책감에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아이는 이제 18살이 되었겠지요.
오늘 부산 출장을 와서
노숙인 할아버지들께
혹시 갈고리를 하셨던 분을
아시냐 물으니
몇해전 부터 못보셨다는 이야기만 들었습니다.
제가 이 아이를 찾을 수 있을까요?
건강한 모습으로 만날 수 있을까요?
그때 못 사준 밥을 넉넉히 사주고 싶은데
방법이 없네요.
혹시
부산에서 고시원을 하시거나
시설에 계신분들 중
이 아이를 아시는 분이 계실까 싶어 글 남깁니다.
저는 경기도
시흥에 살고 있는 올해 오십인 아줌마입니다.
긴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부산은 선선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