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배워가더니 코앞에 똑같은 가게 차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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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30대 남성분이 알바 지원을 왔습니다.
면접을 하며 이야기해보니 예전에 같은 업종의 매장을 운영했던 경험이 있더군요.
그래서 창업 생각은 없고, 지금은 그저 열심히 일하고 싶다고 하기에 믿고 채용했습니다.
일은 사실 많이 미흡했습니다.
칼질도 서툴렀고, 주문 누락도 많았고, 청소도 늘 지저분했지만
그래도 사람이 착해 보였고, 애 있는 아빠라 하니 잘 챙겨줬습니다.
그렇게 반년 정도 함께 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창업하겠다며 한달뒤 퇴사하겟다며 통보하고 마지막 주 근무도 펑크내고 퇴사했습니다.
기분은 나빴지만, 말 한마디 안 하고 그냥 보내줬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매장 근처에, 같은 메뉴, 같은 플레이팅으로 똑같은 가게를 차렸더군요.(퇴사한다고할때 말하긴 했으나 남은한달 맡겨야하기에 크게 뭐라하진않음)
진짜, 상도덕이 너무 없다고 느꼈지만
분쟁 만들기 싫어서 그냥 인연 끊었습니다.
그로부터 7개월 후, 갑자기 카톡이 왔습니다.
"신고된 인건비가 실제 받은 금액보다 높다. 정정해달라"고요.
저는 세무를 위탁하고 있어서 “확인해보겠다”고만 답했습니다.
그런데
"사과가 먼저 아니냐", "빨리 안 해주면 신고하겠다"며 따지듯 말하더군요.
참고 참았던 화가 거기서 폭발했습니다.
취업할 땐 창업 생각 없다고 해놓고,
기술 배워서 똑같은 가게 내고,
근처에서 장사해도 아무 말 안 한 저한테, 이제 와서 신고 운운이라니요.
세무사에 확인해보니
제 신고는 정확했고, 전 직원 실수로 일부 금액이 잘못 처리되었지만
바로 정정하면 되는 문제라고 하더군요.(매월 직원 인건비신고를 달력처럼하고있으니 증거도있음)
몇 시간 안에 끝났습니다.
그걸로 끝났나 했는데,
오늘 근로계약서 미작성으로 고용노동부에 신고가 접수됐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계약서 관련해서는
그 사람 스스로 “자기는 계약서 없어도 괜찮다”고 했고,
오히려 “나중에 문제 생길 수 있으니 다른 알바한테는 꼭 쓰라”고 충고까지 해줬던 사람입니다.
급여를 지급함에 사장이체크해서 보내는것보다 본인이직접 근무한 기록을 저에게 보내면 저는 그걸 승인하는 형식으로
근무자가 일한근무시간을 저에게 보내면
시급이랑 주휴수당까지 빠짐없이 계산해서 지급했고,
월급은 단 한 번도 밀린 적 없습니다.
그보다 더 챙겨줬습니다.
용돈도 주고, 회식도 하고, 마감빨리끝냈으면 정한 시간보다 빨리퇴근 시키는등 최대한 편의를 봐줬습니다
수입이 없어도 사람 하나 남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결국 돌아온 건,
계약서 없었다는 이유로 고발입니다.
지금 손이 떨립니다.
이게 제가 잘못한 걸까요?
그 사람한테 정말 잘해준 기억밖에 없습니다.
욕도 참았고, 분노도 삼켰고, 일 못해도 끝까지 챙겨줬습니다.
그런데 결국 돌아온 건
근로계약서 미작성 신고와 참을수없는 허탈감과 분노뿐입니다.
정말 제가 뭘그렇게 잘못했나요? 근로계약서 안적은거? 인정합니다 그런데 그것보다 잘해줬던사람
오히려 뒤통수맞고 아무것도 할수없는... 분노를 삼키는것말고는 한것없는데 제가 할수있는게 아무것도없나요?
여기 보배 형님들께 여쭙고 싶습니다.
근로계약서 미작성 신고 시, 벌금은 어느 정도 나올까요? (처음입니다)
법적으로 이 사람이 제 영업을 침해한 부분에 대해 대응 가능한 게 있을까요?
이런 식으로 창업해도 법적으로 문제 없는 건가요?
사람 믿은 제 잘못이라면, 두 번 다시 안 하겠습니다.
너무 억울해서 글 올립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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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코야키님의 댓글
저도 장사하기에 돌아올 데미지는 예상할수있으나 정상적인 방법으로 뭔가를 하고싶어요..
도저히 할수있는게 생각이안나서 오늘 우리어머니 환갑이세요. 정말우울한 기분으로 고향내려가야하는 심정이 무겁습니다. 힘든 내색 안하려 노력하며 사는데 오늘 들킬까 겁납니다.
모래쯤 그매장 한번가보려고 생각하고잇습니다. 아마 인간이라면 놀라고 쫄겟죠. 그러고 물어보고싶습니다
내가 도대체 너에게 뭘그리 잘못했냐고
내가 인지하지못한 너에게 서운하게 한것 있냐고
너도 근로계약서 괜찮다고 했고 그게 그렇게 사무쳤다면 퇴사후 즉시 신고하지않고 이제와서 이러냐고 물어보고싶습니다
미륵부처님님의 댓글
둘 다 장사가 잘 되면 동종 업체가 또 들어 올겁니다. 근로계약서 미작성으로 신고한건 경쟁업체를 공격해서 업주가 열 받으면 손님에게 불친절하게 대응하는 결과가 나오는 것을 목적으로 한 행위로 보입니다.
자영업하려면 포커페이스로 사람들 대해야 됩니다. 그 알바생, 이제는 경쟁업체 사장...제제방법은 없어 보입니다. 신경 꺼 버리고 내 고객에게 집중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