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서 처음으로 공장다니는 아버지로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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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대학원 졸업하고,
언론 일 잠시 하다가
공기업 들어가서. 공기업 생활 안정적으로 잘 하다가..
40 중반에... 공기업 때려치고.. 외부 기획사 임원으로 시작했다가 배신당하고...
출판 및 기획사 차려서.. 사업 열심히 했습니다.
딸래미, 아들래미 키우느라. 정신없이 투 잡 쓰리잡... 프로젝트 엄청 많이 진행하며..
미친듯이 일하다가.. 50이 넘어버렸고..
코로나 시기에... 하필 기존 거래처들, 기존 프로젝트들 다 잠겨버리고..
출판도 시들해져서..
지난해 6월말.. 노가다를 나가기 시작했습니다.(이건 이전 글에 있었지요, )
그렇게 버티면서 사업 살려보려고 무진장 애를 썼는데..
참 안되더라고요.
12월 재고들 거의 다 틀고,
고정비 나가는 사무실도 없애고..
사업자번호만 두고. 간간 들어오는 자잘한 것들 쳐나가다가..
1월에... 뭐라도 더 해야 겠다 싶어..
충북에 있는 산단 공장에 취직했습니다.
아직 딸래미 대학생이고,
아들래미 고3되고..
멈출 수 없는 아빠이기에..
뭐라도 하면서 다음 기회를 노려야 하기에..
공장에 내려와서... 허름한 고시원 하나 빌려서.. 월-금 혼자 공장다니고 있습니다.
노가다는 새벽 출근이 너무 힘들어서.. 멈췄는데..
그래도.. 여긴 9-6 기본에, 야간 추가 근무가 있기에.. 생체리듬은 할 만 합니다.
아무래도 힘을 쓰는 일을 하다보니,
퇴근 후에, 좁은 고시원에서 바로 뻗어버리고,
저녁에 다른 공부라도 좀 할라치면 졸고 있는 제 모습을 봅니다.
자연스레 보배도 자주 못 들어오게 되고, 글도, 댓글도 못쓰게 되더군요.
늦어도 11시 전에는 잠이 들어버리더라고요.
오늘도 저녁 챙겨 먹고,
일찍 누웠는데... 어깨 통증이 심해서 그런지.. 1시에 잠이 깼네요.
일 시작하고 이런 적이 없었는데 말이죠.
눈 뜨고, 불 키고, 진통제 두 알 먹고.. 곰팡이핀 천장을 보면서 잠시 현타가 오더라고요.
이렇게 해서 다시 설 수 있을까?
다시 재기할 수 있을까?
노후를 준비할 수 있을까?
그런 걱정도 오고요.
생각이 더 복잡해지기 전에, 더 얽히고 꼬이기 전에, 보배에 오랜만에 근황 알리고, 자려고 놋북을 켰네요,
오랜만에 들어온 보배는 역시 이것 저것 읽을 것도 많고, 공감 거리도 많고, ....
* 원래 계획은 낮에 일하고, 밤에 글을 쓰는 것이었는데.. 이번 달에 목표했던 것의 30%정도 썼나 보네요. ^^ㅍ
기존에 냈던 책들보다 더 잘팔리는 책을 써야 겠다는 맘으로..
아내에게는 상반기에 일단 하나를 완전 끝내겠다고 약속했으니 이제 3월에는 더 힘내보려 합니다.
공장 일도 좀 적응이 되어가고 있으니, 아무래도 1-2월보다는 낫겠지요.
종종,
보배 들러서, 기운 받아가겠습니다.
모든 아빠들.. 힘냅시다.
아리아리!!!
++++++++++++++++++
헉, 이게 뭐라고 베스트글에 올라가있네요.
새벽에 글 올리고, 아침 출근 후 열심히 일하고,
일 마치자마자,, 오랜만에 가족 만나러 상경했습니다.
이제사 컴퓨터를 열었는데, 깜짝 놀랐네요.
** 많이들 공감해주셔서 힘이 납니다.
응원들도 너무 감사드립니다.
개인의 주절거리는 신파에도 공감해주시고, 힘 내라고 해 주시는 보배 회원님들은 참 따뜻한 분들이신 것 같습니다.
댓글을 읽다가 뭐라고.. 눈물이 나네요. 그래도 힘이 됩니다. 너무 감사합니다.
** 제가 올린 글의 제목과 본문에 "공장"이라는 단어에 대해 다소 오해가 있을 수 있겠다 싶어서.. 몇 자 더 적어봅니다.
저는 공장다니는 것, 노가다 하는 것을 나쁘게 생각하거나, 직업을 비하할 생각 전혀 없습니다.
대학 다닐 때도 벽돌공장에서 숙식하며 벽돌 찍어봤고, 신발공장에서 신발 재료도 열심히 옮겨봤습니다.
군 제대후 노가다도 1년 가까이 하고, 복학했었고요.
직업에 귀천 없어요. 최근에도 노가다 나갔으니까요.
제 글과 제목의 맥락상 '공장'이라는 말이 조금 부정적으로 비춰질 수도 있겠다 싶어요.
제 의도는 제가 살아온 것, 제가 해 온 것, 제가 겪어왔던 환경과는 다른 낯섦의 의미가 더 강해요.
혹시 제 글로 인해 맘 상하신 분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 그리고 공기업 계속 다녔으면 부자됐을 거라는 댓글도 많은데,
공기업 그리 돈 못벌어요. ^^ 물론 다른 방법과 다른 맘을 먹으면 가능하겠지만, 제 성격상 그런 건 못하고요.
공기업 그만두고, 여러 일을 해서 아이들 키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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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짜든둥, 많은 응원 감사드립니다.
모든 아빠들, 힘냅시다.
아리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