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유 택시 운행하고 왔섭니다 ㅎ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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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산불로 난리인 의성은 제 고향입니다 ㅎㄷㄷ
지금은 서울에서 일하고 있지만
의성에서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까지 나왔드랬지요 *.*;;
금방 꺼질 줄 알았던 불은
몇날 며칠째 꺼지지 않고 사방으로 번져나가면서
엄청난 피해를 발생시키고 있는데요
문제는 암투병을 하고 있는 둘째 누님이
항암치료를 받으러 서울에 있는 병원을 가야하는데
도로와 철길까지 화마가 엄습하면서
의성을 오가는 대부분의 대중교통 수단이
운행을 멈추고 말았다는 겁니다 ㄷㄷㄷ
그래서 서울에 살고 있는 제가 하루 연차를 쓰고
고급유 택시를 운행하기로 했는데요
아침 일찍 일어나 지옥같은 출근길 정체를 뚫고
한참을 달려 의성에 도착해보니
과수원에 있던 창고는 아예 흔적도 없고
농막과 수천만원어치의 농기계들은
모두 불타서 재가 되어 있었습니다
특히 저 SS기는 아부지가 큰 맘먹고 신차로 출고해서...
약을 몇 해 치지도 않았는데..
형체만 간신히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홀라당 타버린 모습을 보니
정말 가슴이 아팠습니다
아부지 말로는 아직 할부도 안끝났다는군요 ㅠㅠ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이었던건
불이 과수원 안쪽까지 번지지 않아서
과수원 가장자리에 있던 20그루 정도를 제외하면
나무들은 대부분 무사했다는 점이었네요
집에 와서 누님을 태우고 바로 서울로 출발했습니다
사진으로는 잘 안담기는데 (조수석에 누님이 찍어주심)
실제로는 짙은 안개가 낀 것 마냥 온동네가 연기에 뒤덮혀 있더군요
중간에 주유를 하러 잠깐 내렸는데..
일반적인 황사와는 비교도 안될 만큼의 탁한 공기가 ㅎㄷㄷ
서울로 복귀해서 누님을 병원에 내려드리고
집으로 돌아와 계기판을 보니...
하루동안 10시간이나 운전을 했더군요 ㅎㄷㄷ
제가 어지간히 싸돌아다니는걸 좋아하는 편인데도
10시간을 거의 쉬지 않고 운전하는건 쉽지 않았습니다
집에 오자마자 기절했던건 안비밀 ㅎ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