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황혼 그리고 이별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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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30년차인데
5월 황금연휴 시작점에 열어선 안될 판도라의 상자 뚜껑을 열어버렸습니다
주 활동 공간이 동대문이고
하루 20시간 가까이 맞붙어 생활 하는 맞벌이 부부입니다
53살 먹은 애엄마가 그동안 2년 가까이를
바로 옆 같은 업종에 종사하는
집은 중계동인 아들 둘 가진 정상적인 가정을 가진
한살 연하 남 새끼와 매주 정해진 요일 마다 빠짐 없이 만나서 호텔, 모텔을 다녔더군요
그새끼가 조금 늦게 퇴근하는 업장이라 그새끼 끝나는 시간에 딱 맞춰 기다리다 만나서
그것도 내 동네 주변에서만 배회 하면서 맛난거 사 처먹고 호텔을 가고...
주 5일 근무 업장인데
심지어 매일 한가한 새벽 시간을 골라 커피도 마시고 간식타임도 갖고 창고도 공유해서 이용 햇더군요
호기심과 호감이 생기더랍니다
그래서 먼저 식사 하자고 꼬드겼답니다
사실 호텔 출입한거 안지는 좀 됐습니다
내가 잘못 본거 겠지 하며
워낙에 혼자 고생을 하는터라 어느정도 일탈은 모른척 하면 어떨까 하다가 이지경이 돼버리긴 했습니다만
그래도 설마 설마 했네요
내 사람이라서 그냥 믿었습니다
30년 내내 부부쌈 한번 안하고 언성 한번 안높이고
둘이 참 원만하게 잘 지내왔거든요
남들 누구나 우리 둘을 잉꼬 부부로 알고 있을 정도로요
업장에서도 항상 밝은 분위기로 같이 있고
집에서도 항상 얼굴 붉히는 일 없이 잘 지내온 지난 인생였습니다
가족들에게는 항상 일관되게 행동을 하고 조짐조차 전혀 없었거든요
피차 온전한 가정이 아니고 불우한 가정환경에서 성장한 동질감도 크고해서
죽는 날까지 아끼고 보듬어 줘야겠다 하는 다짐으료 여태 살아 왔는데 그게 한순간에 전부 무너져 버렸네요
인터넷에서만 보던 반응 정확히 100 % 일치 합니다
일부러 대가리 굴리지 못하게
남자 놈 만나고 오자마자 곯아 떨어진 시점에 깨워서 다그쳤거든요
첨엔 눈 부릅뜨고 잡아 떼다가
핸드폰 톡 내용(지웠던) 들먹이고
호텔 동선 경로 들이미니 바로 깨갱
첨에 다그칠때 반응요?
내가 미쳤었나봐
안그래도 끝내려고 했었어...이건 인터넷에서 보던 한결같은 불륜년들 공식 레파토리더군요
다른분들 말씀대로
아무리 성인군자 할애비라도 이건 참기 힘들겠다 싶더군요
호텔에 가서 그짓을 했을 온갖 상상
둘이 눈 맞추고 꿀이 떨어졌을거란 상상
생각만 해도 치가 떨리고 피가 거꾸로 치솟습니다
살아온 30년이 아까워서 어지간 하면 버텨 보려고 했건만
이제는 입에서 한숨이 절로 나오는게 습관이 돼버리고 있고
우을증까지 겹친, 사는게 사는게 아닌 생활이 돼 가고 있네요
조용히 이혼 준비 하면서 집 안에 개인 물품들 하나씩 내다 버리고 있습니다
그동안 소중히 여겼던 그 모든게 전부 쓰레기로 보이기 시작 하더군요
와중에 나름 어머니 제사도,나의 환갑 생일도 공허하게 지나가 버리고...인생 참 허무 하더군요
다시 주중 제일 바쁜 월요일 저녁입니다
또 출근 하러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