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혼을 했습니다. 객관적인고견을 듣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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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조심스럽지만, 객관적인 조언을 받고 싶어 글을 남깁니다.
결혼식을 앞두고 파혼했습니다. 이유는 상대의 폭력적인 행동 때문이었습니다.
상대가 술에 취한 상태로 제 몸을 심하게 다뤄 몸 여기저기 멍들고 상처나고 찢꼈습니다.
"하지 말아달라"고 열 번 넘게 요청했지만 상대는 제 말을 듣지 않았고,
눈물을 터뜨리고서야 겨우 상황이 멈췄습니다.
통증이 심해 밤을 거의 샜습니다.
그런데 다음 날, 그는 또 같은 행동을 반복했습니다.
너무 화가 나서 제가 언성을 높였고(너 정말 양심도 없고 싸가지도 없다)
그러자 그는 "자기는 그런 기억 없다", "내가 그럴 리 없다","아침부터 소리 지르고 기분 잡치게 하지 말라"며
욱하고 화를 냈습니다.
기억 안난다는 말에 제가 너무 화가 나 "어제 네가 했던 것처럼 해볼까?" 하니 그러라길래
그의 가슴을 세 차례 꼬집었습니다.
그때 그는 욱하며 제 목을 한 손으로 움켜쥐고 침대로 눕혔고,
다른 한 손에는 철제 장식품을 들고 "죽여버린다"며 제 얼굴을 향해 휘두르려 했습니다.
직접 내리치진 않았지만, 그는 주변 물건을 마구 던지고, 주먹으로 가구를 치고,
주먹을 제 얼굴 앞에 들이밀며 다시 한 번만 더 해보라고 죽여버린다, 꺼지라고 했습니다.
그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급히 짐을 싸 신혼집을 빠져나왔습니다.
무작정 도망가는데 모르는 분이 다가와 "경찰에 신고해드릴까요?"라고 묻더군요.
얼굴과 머리는 엉망이었고, 온몸에는 멍과 상처가 가득했습니다.
'진짜 죽을 수도 있었겠다'는 공포감에, 부모님께 전화를 드리고 급히 친정으로 내려갔습니다.
결혼을 준비하며 이미 폭언, 난폭운전, 물건 던지기, 거짓말 등 여러 문제가 반복되어
내심 불안함을 안고 있던 차에 그런 사건이 생겨 처음엔 파혼을 통보했습니다.
그러나 곧 마음을 바꿔서 다시 한 번 대화를 시도해보려 했습니다.
사건 후 상대는 며칠 뒤 찾아와 “미안하다, 앞으로는 그런 일없을 것이다”라고 말했지만,
저는 그의 사과가 불쾌하고 마음에 걸립니다.
- 예정된 날짜에 결혼할 것이 아니면 헤어지고 다른 여자 만나겠다.
- 죽여버리겠단 말은 진심이 아니고 실제로 때리진 않았으니 폭력은 아니다.
- 목이 아니라 어깨를 잡았다.
- 나는 고의로 상처주려고 한 것은 아니라 억울하다. 네가 상황을 너무 과장하고 심각하게 받아들인다.
- 나는 욱해서 실수한 것이고, 네가 악의적으로 가슴을 꼬집은 건 고의다. 나로서는 그렇게 반응할 수 밖에 없었다.
- 사건이 또 생기면 1년 동안 가사를 전담하겠다. 일단 결혼하고 나중에 안 되면 이혼해주겠다.
- (제가 실제로 때리지 않았어도 폭언, 난폭운전, 물건던지기, 본인이 잘못해놓고 욱하는 것도 폭력이라 지적하자) 그런거면 내가 너랑 결혼 안한다.
- (제가 금주나 절주, 상담을 권하자) 그런거면 내가 너랑 결혼 못한다고 욱해서 화내고 자리를 박차고 나가버리는 것.
- 네가 나와 직접 해결했어야 하는데, 그 전에 네 부모에게 말해서 일이 불필요하게 커졌다.
- 사랑한다면서 허물을 감싸주지는 못할 망정 그걸 빌미로 네 부모 앞에 무릎 꿇리고 쪽주는 것 같아 굴욕적이다. 사과하지 않겠다.
- 너의 일방적인 파혼 통보가 서운했고 나 역시 그것으로 너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 파혼을 말함으로써 주변의 신뢰를 깼다.
- 내 나름대로는 서운하고 억울한 마음이 있는데 너는 그걸 이해하고 들어줄 생각이 전혀 없다.
- 네가 나를 너무 나쁜 사람으로 모는 것 같다.
상대 어머님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딸이 여럿 있습니다.)
- 우리 아들은 그런 사람 아니다. 착하고 순한데.
- 실제로 때린 것도 아닌데 왜 문제 삼느냐. 심각한 일 아니고 고의로 그런 것도 아닌데 문제 삼는 니가 문제다.
-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너희 둘 선에서 해결해야지 그걸 왜 부모한테 말하고 상처난 몸을 보이냐. 그걸 네 부모한테 보이는 순간 우리 아들 죽일 놈 만든건데. 그러니 우리 아들이 사과하고 싶어도 면이 안서서 네 부모한테 어떻게 사과를 할 수가 있냐.
- 네가 중간에서 지혜롭게 처신을 못한거다. 남자들 자존심 적당히 지켜주면서 네가 적당히 맞춰줘야지 그걸 기어이 사과를 받겠다고 고집 피우면 어떤 남자가 좋아하겠냐.
- 어떻게든 네가 우리 아들 부드럽게 잘 구슬리고 휘어잡고 했어야지, 파혼을 해서 주변에 신뢰를 깨면 어떻하냐. 무책임하다.
상대의 책임 인정과 진심 어린 사과, 재발 방지 약속만 있어도 용서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상대의 사과에서 느껴지는 묘한 억울함과 섭섭함이 걸립니다.
(전적으로 다 내 잘못이라 생생각하지 않지만 다 내 잘못인 척 참고 살겠다.)
상대의 말을 듣고 있으면
제가 이기적이고 이해심이 부족한가, 과민한 걸까, 내가 이상한 걸까 자책하게 되는 상황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소 민감한 주제지만, 객관적인 피드백을 듣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