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에 들어오고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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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하시는 분이 계실지는 모르겠지만..
예전에 해병대 입대하기 전에 생각이 많아져 글을 올렸었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봐주시고 댓글 달아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는 말 꼭 드리고 싶었습니다.
지금은 연평도에 들어와서 군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생각보다 군생활이 잘 맞는거 같기도 하고
감사하게도 좋은 선임, 좋은 후임들 만나 잘 지내고 있습니다.
그래도 섬이라는게 좀 아쉽긴 합니다.
사실 한달 전쯤에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셨습니다.
야간에 근무를 서고 오침을 하고 있는데 방송으로 절 부르는 소리에 일어났습니다.
일어나서 나가보니 휴가 나갈 준비를 하라는 말을 들었고,
듣자마자 머리속으로 외할아버지 생각이났습니다.
사실 할아버지는 입대 전부터 폐가 안 좋으셨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간부님께서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고 하셨습니다.
육지로 가기 위해서 배에 올라 앉아 아무것도 없는 창 밖 바다만 바라보면서
생각을 했던거 같습니다.
친가 외가 가족들 모두 살아계셨던 터라 사실 믿기지가 않았습니다.
사실 그때 무슨 생각을 했는지도 지금 생각하면 기억이 잘 나지 않습니다.
무언가 생각은 많이 했지만 이게 정리도 안되고 그냥 혼란스러웠던거 같습니다.
장례식장 주소를 받아 배를 타고 택시를 타고 가는 순간에
눈물도 나오지 않아서 한편으로는 제가 너무 나쁜 놈인거 같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장례식장에 들어가 5달만에 보는 가족들 얼굴에,
가족들 너머 보이는 할아버지의 영정을 보니 그때야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그때가 제가 휴가날 2주전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한달이 지났습니다.
사실 아직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게 믿기지가 않습니다.
그냥 외가에 가면 절 반겨주실 것 같고
야구를 같이 보면서 좋아하는 팀을 못한다고 욕하실 것 같습니다.
전역하면 같이 제주도 여행가는 말이 아직도 귀에 들리는 것 같고
맛있는거 먹이고 싶다고 저희 집으로 고기 사서 들고 오실것만 같습니다.
후회되고 죄송한것도 많고 감사한것도 너무 많은데
그걸 미처 다 말로 못했다는게 정말 후회스럽고 죄송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머리로는 돌아가셨다는걸 알고는 있지만 자꾸 그걸 잊고 싶어하는거 같습니다.
이런 마음도 언젠가는 괜찮아지겠지 하면서 지내고 있지만 한번씩 생각이 나는데
오늘은 생활반에서 티비를 보다 야구가 나와
유독 생각이 많이 나고 보고싶어져 오랜만에 한번 글 적어봤습니다.
할아버지 좋은 곳에서 할아버지 좋아하는 낚시도 많이 하고
야구도 보고 행복하게 지내고 계셔요.
나중에 시간 많이 지나면 할아버지가 그렇게 좋아하던 해병대 전투복 입고
할아버지 만나러 갈게. 사랑하고 고마워요 우리 할아버지
혼자 끄적거려보는 글에 말이 너무 많았던 것 같습니다ㅎㅎ
여기 계신 분들 모두 행복하고 건강하시길 바라겠습니다.
오늘도 고생하셨습니다! 필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