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커형의 설교
망치 든 두더지 사냥꾼
야, 아우들아. 오락실 두더지 잡기 게임기 앞에서 대체 뭐 하는 짓들이냐. 저쪽 테마 두더지가 쑥 고개 들었다고 헐레벌떡 망치 들고 뛰어가면, 네가 내려치는 순간 쏙 들어가 버리고 바로 옆 테마 두더지가 튀어나오지? 그럼 또 약 올라서 씩씩대며 옆 칸으로 달려가 풀스윙을 날리는데, 남는 건 텅 빈 허공을 가른 헛스윙과 너덜너덜해진 계좌 잔고뿐이다. 하루 종일 이리 뛰고 저리 뛰며 테마 두더지들 약 올림에 휘둘리느라 숨은 턱 끝까지 차오르고 주머니 속 아까운 시드만 전부 탕진해 버렸잖아. 순환매라는 건 꽁무니를 쫓아다닌다고 잡히는 녀석이 아니란 말이다. 튀어 오를 때 때리려 하지 말고, 네가 분석한 길목에 가만히 자리를 잡고 기다려야지. 헛스윙하느라 쥐 난 손목 슬슬 풀고, 가쁜 숨부터 깊게 골라라. 묵묵히 중심을 지키고 서 있는 사람에게 결국 다음 차례의 기회가 고개를 내미는 법이다. 오늘은 그만 씩씩거리고 땀 닦아라, 형이 등 한 번 쳐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