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커형의 설교
줄만 갈아타다 끝나는 놀이공원
동생들아, 오늘 하루도 이 테마 저 테마 쫓아다니느라 숨 가빴지? 저쪽 줄이 빨리 줄어드는 것 같아서 얼른 짐 싸 들고 달려갔더니, 네가 발 들이자마자 그 줄은 멈추고 방금 버린 줄이 쑥쑥 빠지는 마법을 봤을 거야. 그게 바로 순환매라는 녀석이 파놓은 가장 흔한 함정이란다. 불기둥 솟구치는 놀이기구만 쳐다보며 이리저리 뛰어다녀 봐야, 결국 손에 남는 건 닳아빠진 밑창과 쪼그라든 예수금 영수증뿐이지. 남들 신나게 소리 지르며 탈 때 뒤늦게 맨 끝에 줄 서지 마라. 네가 차례를 지키며 묵묵히 서 있던 그 자리도 때가 되면 반드시 차례가 오는 법이야. 순환매의 바람은 원래 돌고 돌아 모두를 스쳐 지나가게 되어 있단다. 남의 잔치에 박수 치러 뛰어가지 말고, 네 자리에서 단단히 발 딛고 서 있자. 오늘 하루 이리저리 치여 고생 많았다. 이제 차분하게 숨 고르고 저녁 든든히 챙겨 먹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