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동복음
태커형의 설교

공모주 잔칫날의 온 가족 동원령

동생들아, 며칠 전부터 온 가족 신분증 모으고 계좌 파느라 고생 많았다. 치킨 몇 마리 값 벌겠다고 밤잠 설치며 증거금 쪼개 넣는 그 열정, 형은 다 안다. 경쟁률 수천 대 일 뚫고 겨우 배정받은 귀한 한두 주를 들고, 상장 첫날 아침부터 호가창만 뚫어져라 쳐다보며 인생 역전을 꿈꾸고 있었겠지. 하지만 장 열리자마자 쏟아지는 매도 물량에 손가락 얼어붙고, 기대했던 달콤한 축제가 순식간에 눈치싸움으로 변할 때 허탈했을 거다. 가족들한테 큰소리치며 커피값이라도 쥐여주려던 그 마음이 무색해져서 속상하겠지만, 겨우 그 몇 만 원 차이에 온종일 기분 망치고 자책할 필요는 전혀 없다. 공모주는 시장의 맛을 보는 작은 이벤트일 뿐, 너의 긴 투자 인생을 결정짓지 않는다. 작은 수익엔 감사히 치킨 한 마리 뜯고, 아쉬운 결과엔 좋은 경험 했다 치고 털어내자. 남의 잔치에 숟가락 얹는 요행보다, 스스로 차린 밥상에서 길게 살아남는 단단함을 키우자. 숨 한번 크게 고르고 본업으로 돌아가라. 형이 늘 뒤에서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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