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커형의 설교
지갑의 빈칸이 주는 평온
야, 너는 계좌에 잔고 남아있는 꼴을 왜 그렇게 못 견디냐. 숫자만 보이면 손가락이 근질거려서 기어이 백 퍼센트 꽉 채워 넣어야 직성이 풀리지? 모든 칸을 주식으로 가득 채워야만 부지런한 투자자라도 되는 줄 알았어? 형이 분명히 말하는데, 남겨둔 현금은 놀고 있는 게 아니라 대기 중인 용병이야. 폭풍우가 몰아칠 때 침착하게 닻을 내릴 수 있는 힘도 바로 그 빈 여백에서 나온단다. 풀매수로 꽉 차서 무거워진 배는 거친 파도 한 번만 세게 쳐도 그대로 뒤집히는 법이야. 지갑에 숨구멍을 남겨둬야 시장이 흔들려도 기회로 보이고, 마음이 안 쫄리는 거야. 아무것도 사지 않고 가만히 쥐고 있는 것도 아주 훌륭하고 당당한 하나의 포지션이다. 조급함에 등 떠밀려 전부 털어 넣지 말고, 주머니에 든든한 쉼표 하나쯤은 꼭 남겨둬라. 알겠지? 오늘은 손가락 딱 묶어두고 계좌의 여백을 편안하게 바라보는 연습부터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