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의 기도
그림자를 탓하지 않는 기도
어지러운 호가창 뒤편에 숨은 보이지 않는 손을 원망치 않게 하소서. 화려한 잔치가 끝난 뒤 빈 그릇을 쥐고 홀로 남겨졌을 때, 남의 잔칫상 설거지를 도맡았다며 분노로 허공을 찌르지 않게 하소서. 뒤늦게 연회장에 발을 들여 미련을 탐했던 것은 오롯이 나의 조급함이었음을 고백하나이다. 음모의 그림자를 탓하며 섣부른 결정을 가리지 않게 하소서. 누군가의 농간이라 핑계 대기 전에, 스스로 뛰어든 내 욕심을 먼저 직시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