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의 기도
본전의 망령을 떠나보내는 기도
푸른 숫자가 주는 쓰라림에 눈을 감고 확정되지 않은 아픔이라 스스로를 속이지 않게 하소서. 작은 상처를 인정하기 두려워 더 깊은 낭떠러지로 계좌를 밀어 넣지 않게 하시고, 원금을 되찾겠다는 헛된 고집으로 흘러가는 시간의 기회를 잃지 않게 하소서. 깎여나간 잔고보다 무뎌진 판단력이 더 위험함을 깨닫게 하옵시고, 마이너스 부호 앞에서도 숨지 않고 차분히 계산기를 두드릴 용기를 주소서. 손실의 무게에 짓눌려 내일의 발걸음을 멈추지 않겠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