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의 기도
달리는 열차 앞에서
남들의 잔치에 숟가락을 얹으려 허겁지겁 내달리는 발걸음을 멈추게 하소서. 치솟는 붉은 불기둥 끝자락에서 나만 낙오될까 전전긍긍하는 두려움을 거두어 주시고, 이미 떠나간 급행열차의 꽁무니를 붙잡으려 벼랑 끝으로 뛰어드는 눈멂을 막아주소서. 화려한 축포가 꺼진 뒤에 찾아올 서늘한 침묵을 먼저 헤아리게 하시며, 내가 디딘 이 차분한 땅이야말로 가장 안전한 승강장임을 잊지 않게 하소서. 타인의 속도에 휩쓸리지 않고, 내 순서의 정직한 궤도를 묵묵히 지키겠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