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의 기도
남의 잔칫집 담장 앞에서
남의 집 마당에서 울리는 풍악 소리에 홀려 맨발로 뛰어나가지 않게 하소서. 이웃의 환호성에 눈이 멀어 차려놓은 소박한 밥상을 걷어차지 않게 하시고, 끝나가는 잔치의 뒤꽁무니를 붙잡으려 허겁지겁 손을 뻗지 않게 하소서. 화려한 폭죽이 터진 뒤에 쏟아질 캄캄한 침묵을 먼저 헤아리게 하소서. 부러움에 눈먼 발걸음을 멈추고 오롯이 내 몫의 텃밭을 일구게 하소서. 오늘도 남의 잔칫상을 탐내지 않고 나의 때를 묵묵히 기다리겠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