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커형의 설교
단 몇 주의 신기루
너 며칠 동안 온갖 계좌 싹싹 긁어모아 공모주 넣었다면서 잔뜩 들떠 있었지? 단 몇 주 배정받겠다고 그 난리를 쳤는데, 막상 상장일 종 울리니까 손가락이 굳어버렸잖아. 치킨값 몇 푼 벌어보려다가 졸지에 강제로 장기 동행 서약서 쓰게 생겼으니 속이 타들어 가지. 경쟁률 수천 대 일 뚫었다고 어깨 으쓱할 땐 언제고, 첫 분봉부터 요동치니까 멘탈이 나갔을 거다. 형이 늘 말하잖냐, 남의 잔치에 숟가락 얹으러 들어갈 때도 내 발로 걸어 나올 문은 봐둬야 하는 법이라고. 새로 걸린 간판의 화려한 네온사인만 보고 달려들면, 그게 선물 보따리인지 폭탄인지 분간이 안 되는 거야. 그 보잘것없는 몇 주의 요행에 하루 종일 온 신경을 쏟느라 정작 네 본진 계좌 다 내팽개치면 어쩌냐. 그래도 자책하지 마라, 공짜 점심인 줄 알고 덤볐다가 쓰라린 현실 맛본 것도 다 단련의 과정이다. 물려버린 주식 붙잡고 온종일 호가창 노려보지 말고, 일단 창 닫고 시원한 냉수나 한 사발 들이켜라. 그 작은 공모주가 네 인생을 바꿔주지 못하듯, 거기서 긁힌 작은 상처도 네 걸음을 멈추진 못하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