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의 기도
순환의 굴레를 마주한 기도
바람처럼 번져가는 테마의 불길마다 넋을 잃고 뛰어들지 않게 하소서. 어제 떠난 자리엔 뒤늦은 꽃이 피고, 오늘 올라탄 마차는 멈춰 서는 엇박자의 굴레를 깨닫게 하소서. 쉴 새 없이 돌아가는 장세의 회전판 위에서 허둥대며 제 발에 걸려 넘어지지 않게 하소서. 남의 잔치판을 기웃거리며 덜 익은 과실을 좇기보다, 내 몫의 계절이 당도하기를 고요히 기다리게 하소서. 바람을 쫓아 헤매지 않고, 내가 선 자리를 지키며 제 순서를 맞이하겠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