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의 기도
꼭대기를 쫓은 자의 기도
고삐 풀린 야생마처럼 질주하는 숫자를 보며, 무작정 그 등에 올라타려 했던 아둔함을 굽어살피소서. 우레 같은 남들의 환호 소리에 귀가 멀어, 아득한 꼭대기에서 덜컥 진입해버린 가벼운 손가락을 참회하나이다. 숨 가쁘게 달려가 부여잡은 꼬리는 이미 차갑게 식어버렸고, 홀로 남겨진 자리엔 서늘한 바람만 스쳐 지나가나이다. 오늘의 뼈저린 뒷북이 내일의 함부로 나대는 마음을 단단히 묶어두는 굵은 밧줄이 되게 하소서. 이제는 앞서가는 남의 그림자를 쫓지 않고, 묵묵히 나의 발밑을 살피며 걷겠나이다.